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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펀치 에스크로

펀치 에스크로
  • 저자탈 M. 클레인
  • 출판사구픽
  • 출판년2019-01-14
  • 공급사(주)북큐브네트웍스 (2019-02-18)
  • 지원단말기PC/스마트기기
  • 듣기기능 TTS 지원(PC는 추후 지원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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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디서나 모든 일이 가능한 세상이 열린다, 상상하는 모든 미래 과학 기술이 집대성된 하드 SF 《펀치 에스크로》



    ★★★ 긱앤선드라이 하드SF 공모전 1위 당선작 ★★★

    ★★★ 2017 커커스리뷰? 선정 베스트 인디SF ★★★

    ★★★ 2018 포워드리뷰 선정 인디SF 1위 ★★★

    ★★★ 오더블닷컴(오디오북) 종합 베스트셀러 1위 ★★★

    ★★★ 라이언스게이트 영화화 예정작 ★★★



    나노기술과 의학의 발달로 인류의 노화를 조절하고, 유전자 변이로 인간의 피 대신 일산화탄소를 먹으며 사는 모기를 개발하여 대기 오염 문제를 해결한 2147년의 미래. 혁신적인 교통수단인 순간 이동 기술(펀치 에스크로) 역시 대중화되어 초거대기업 IT의 독점 공급으로 사람들에게 제공되고 있다. 인공 지능을 트레이닝하는 솔터(salter) 조엘 바이럼은 IT 소속 과학자인 아내 실비아와 소원해진 사이를 극복하고자 코스타리카 여행을 계획하고, 언제나와 같은 방식으로 터미널에서 순간 이동 기계에 들어간다. 그러나 무사히 전송된 실비아와는 달리 기계는 조엘을 튕겨내고, 영문을 모르는 그 앞에 IT 최고위직 과학자가 나타나 조엘은 이미 코스타리카에 도착했다고 알려주는 것과 동시에 실시간 화면 속에서 자신과 똑같이 생긴 자가 아내와 함께 있는 것을 목격하게 되는데….



    엔지니어 출신 마케터인 탈 M. 클레인의 데뷔작 《펀치 에스크로》는 장르 마니아들을 위한 상업 유튜브 채널 긱앤선드라이와 독자 주도형 출판사 잉크셰어가 주최한 하드SF 공모전에서 1위를 차지한 작품으로, 현실 과학을 베이스로 한 탄탄한 세계관과 데뷔작답지 않은 유려한 이야기 전개, 그리고 재치 있는 글솜씨로 출간 전부터 많은 SF팬들에게 큰 화제를 모았고, 2017년 여름 출간 후 현재까지 베스트셀러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는 SF계의 스테디셀러다. 미국의 저명한 리뷰 채널 커커스 리뷰와 포워드 리뷰에서는 2017년 출간된 독립 출판사들의 작품을 대상으로 하는 인디SF 작품 중에서 《펀치 에스크로》를 독보적인 1위로 선정했으며, 미국의 대표적인 오디오북 전문사이트 오더블닷컴에서 종합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했다. (내레이션은 게임과 애니메이션 더빙계의 스타 성우 매슈 머서가 맡았다) 또한 작품의 영상화 가능성을 높게 본 라이언스게이트에서 출간 직전 영화화 판권을 구입하여 현재 시나리오 작업 중에 있다.



    기업이 주도하는 국가 정치, 기후 변화의 악몽, AI와 인간의 적극적인 공존…

    우리와 가장 가까운 근미래의 청사진을 보여주는 《펀치 에스크로》

    《펀치 에스크로》의 주인공 조엘 바이람은 현재로부터 약 130년 이후의 미래인 2147년에 살고 있다. 그는 인공지능이 더욱더 인간적인 특징을 갖도록 훈련시키는 솔터(salter)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으며 갖가지 방식으로 탄생한 프로그램(앱)들은 솔터에게 훈련 대가를 지불하며 조금이라도 더 인간과 가까워지고자 노력하고 있다. 그의 아내 실비아는 순간 이동 기술로 전 세계를 장악한 초거대기업 IT의 양자물리학자로 이 기술을 우주 식민지 건설에 이용하는 방법을 연구 중이다. 수많은 사건들이 예상되는 설정 속에서 이 작품의 만만치 않은 흥미 요소는 바로 배경이다.

    작품 속에서 인류는 2074년의 ‘마지막 전쟁’으로 전 세계 인구의 10퍼센트를 잃은 후 전통적인 정치에 대한 믿음을 잃고, 국경을 무너뜨리고 사회 기반 시설과 법률 시스템을 민영화시키며 글로벌 경제를 도입하기에 이른다. 기업이 주도하는 국가 정치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순작용과 역작용이 모두 일어나고 있는 시기다. 또한 공기의 질이 유독성 수준으로 악화된 21세기 후반에 모기의 유전자를 개조하여 ‘살아 있는 수증기 발생기’로 만드는 혁명적 발명을 해낸 후, 2147년의 하늘은 모기떼들이 지배하며 끊임없이 공기를 정화시킨다. 그리고 무엇보다 재미있는 부분은 인간 생활의 각 분야에서 응용되고 있는 인공지능에 대한 대목들이다. 솔터라는 직업을 가진 주인공 조엘은 돈을 벌기 위해 인간의 농담을 인공지능에게 가르치고, 인간에게 최대한의 기능을 제공하기 위해 자체 지능을 부여한 방(room)과 앰뷸런스를 인간의 방식으로 속이며, 인간의 노력으로 인간과 흡사한 성격을 지니게 된 인공지능 디지털 비서에게 질투를 느끼기도 한다. 작가가 상상한 약 1세기 후의 미래는 현재 우리의 상상과 가장 근접한 미래의 청사진이기도 하다.

    순간 이동이 주소재인 작품이기에 클레인은 현재의 기술을 사용해 순간 이동이 가능할 법한 수학을 연구했고, 500년은 걸릴 것이라는 결론을 얻었다. 이에 설정된 원래 배경은 25세기였다. 그러나 하드 SF 공모전 당선 후 담당 편집자의 조언이 작품에 큰 현실성을 부여하게 되었다.

    “25세기 배경이면 독자에게 큰 신뢰감을 주지는 못해요. 이 작품은 근미래 이야기처럼 보이는데 이렇게 먼 미래로 배경을 설정하면 독자들은 지금 익숙한 것들과 거리감을 느끼니까요. 지금부터 100년 정도 후처럼 가까운 시대로 당겨봐요.”



    래리 니븐, 더글러스 애덤스, 테리 프래쳇을 사랑하는 마니아의 유쾌한 상상력과 오랜 연구가 탄생시킨 SF

    전문지식의 향연인 각주마저 하나의 이야기를 이루는 독특한 스타일의 소설

    《펀치 에스크로》에서는 주인공 조엘의 예측 불가능한 모험과 함께 각주 또한 매우 중요하게 다루어진다. 종이책에서 볼 수 있는 각주의 ‘엄청난’ 시각적 효과는 독자들을 한순간 어안이 벙벙하게 만들지도 모른다. (전자책에서는 이 효과를 구현하기가 불가능할 것이다) 클레인은 메인 스토리에는 처음부터 끝까지 직진하는 조엘의 이야기를 속도감 있게 펼쳐놓고 대신 치밀하게 구현된 2147년의 배경 설명은 과감하게 각주로 배열했다. 작품의 세계관을 구축하기 위해 3년간 과학을 공부했던 클레인은 각주 속에 양자역학과 유전공학, 컴퓨터공학 강의를 퍼붓는 것과 동시에 2147년 체제의 당위성을 부여하려고 경제와 철학, 사회학적 관점까지 제시한다. 이렇게 《펀치 에스크로》는 속도감과 액션으로 무장한 조엘의 모험담이 하나의 픽션을, 2147년을 다루는 근미래 예측이 다른 하나의 논픽션을 이룬다. 각주를 꼭 읽어야 하냐고 묻는 질문에 클레인은 “이 책이 각주 때문에 망할 수도 흥할 수도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속도감 있는 메인 스토리를 먼저 즐긴 후 관심이 있다면 각주를 읽어도 상관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3년 동안 공부한 주석의 내용에도 독자들이 애정을 보여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먼 미래를 그리고 있는 경우에도 현재 존재하는 과학적 지식에 근거를 두려고 했다는 점에서 〈링월드〉 시리즈의 래리 니븐을, SF 세계에 대한 풍자와 각주를 사용하는 방식에서 더글러스 애덤스와 테리 프래쳇을 존경한다는 작가는 구어체 SF의 가능성을 보여준 앤디 위어에게도 영향을 받았음을 인정했다.

    《펀치 에스크로》에는 팝문화의 레퍼런스 역시 다양하게 반영되어 있다. 1980년대 히트 팝송 제목들을 차용한 각 챕터의 제목들을 비롯, 영화, 패션, 미술 등 근현대 대중문화사까지 이야기 속에 빼곡하게 들어차 있다. 이 부분들은 작가의 관심사이기도 하지만 주인공 조엘에게 일종의 서번트적 측면을 부여하기 위한 장치이기도 했다. 작가는 주인공이 과학을 비롯 셰익스피어와 오컴의 면도날까지 세상 모든 잡학에 넓게 조예가 있기를 바랐다고 한다.

    《펀치 에스크로》 말미에 실린 작가 겸 화학자 곽재식의 해설 또한 작품의 지적이고 유쾌한 분위기와 더불어 놓치지 말아야 할 읽을거리다.



    전통적인 출판 방식에서 벗어난 새로운 출판의 형태를 보여주다

    미래에 접근하는 방식은 신중해야 하지만 두려워할 필요는 없는 것

    《펀치 에스크로》가 기존의 전통 출판 형태와는 다른 방식으로 출간되었다는 점도 언급할 만한 부분이다. 독자 주도형 출판사 잉크셰어와 긱앤선드라이가 주최한 하드 SF 당선작인 이 작품은 잉크셰어 모델의 성공적인 수혜자가 되었다. 잉크셰어는 작가가 출판사 웹사이트에 작품의 일정 샘플을 게시한 후 250개의 사전주문을 받으면 라이트(light) 출판권을, 750개의 주문을 받으면 편집, 디자인, 인쇄, 유통, 마케팅이 포함된 출판권을 얻게 되는 방식을 도입했다. 공모전 당선 후 후자의 출판권을 갖게 된 탈 M. 클레인은 작품의 정식 출간 전 과학적 부분에 대한 수정, 감수를 해줄 과학자 패널을 배정받았으며 마케팅 분야에서도 크리에이티브 전문가들로부터 독자 기대치에 대한 다양한 조언을 받았다. 미국이라는 대형 시장을 감안하더라도 전 세계적으로 전통적 출판 시장의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는 시점에서 꽤 주지할 만한 부분이다.

    “《펀치 에스크로》의 개념을 떠올린 건 디스토피아 SF를 좋아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요즘은 긍정적인 기대가 필요한 시기니까요. 독자들이 미래는 더 편안하고, 때로는 더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곳이라고 상상했으면 좋겠어요. 미래에 접근하는 방법은 신중해야 하지만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작가가 한 인터뷰에서 언급한 것처럼 《펀치 에스크로》는 그 내용부터 출판 방식에 이르기까지 모험과 긍정으로 가득 차 있다. 속편 가능성에 대해 작가는 《펀치 에스크로》의 시퀄이 될 수도, 솔팅(인공 지능 훈련) 회사 마인(Mine) 이야기가 될 수도, 2074년의 ‘마지막 전쟁’ 이야기가 될 수도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 미디어 리뷰

    “어떤 칭찬도 아깝지 않은 소설. 유머와 심장을 함께 가진 최고의 데뷔작.”_커커스 리뷰

    “이 소설은 순간이동을 통해 독자를 어디로든 데려다줄 것이다. 미래를 향한 한 걸음을 내딛는 작품.”_쿠엔틴 하디(구글 클라우드 수석편집위원)

    “《Dark Matter》의 주제, 마이클 크라이튼의 스릴, 더글러스 애덤스의 매력을 갖춘 SF. 유혹적이면서도 무시무시한 미래상을 매우 흥미롭게 그려낸 소설.”_USA 투데이

    “많은 책을 읽었지만 이 책만큼 즐거운 책은 없었다. 순식간에 당신을 빨아들이는 그럴듯한 미래와 모험, 그리고 유머감각으로 이야기는 힘차게 전개된다. 이미 영화화가 확정된 만큼 많은 젊은 배우들과 감독이 《펀치 에스크로》를 원할 것이다.”_할리우드 리포터

    “《펀치 에스크로》는 고전적 하드 SF를 접근하기 쉬운 서사로 설명하며 깊이 있는 철학적 영역까지 나아간다.”_아스 테크니카

    “〈본 아이덴티티〉와 〈블레이드 러너〉 사이를 기묘하게 오가는 영리한 작품.”_포워드 리뷰

    “수준 높은 콘셉트와 액션으로 무장한 소설.”_대니얼 H. 윌슨(《로보포칼립스》 저자)





    ■ 책 속으로

    순간 이동이 모나리자를 죽였다.

    좀 더 전문적으로 말하자면, 다빈치의 이 걸작을 순간 이동시키던 중에 발생한 태양 폭풍 탓이었다. 2109년 4월 15일에 일어난 일이었다. 전시회를 위해 그림을 로마에서 뉴욕으로 순간 이동시키던 중에 태양에서 분출된 거대한 플레어가 ‘코로나 질량 분출’이라고 하는 것을 지구와의 충돌 경로에 보냈다. (중략) 그 결정적인 순간, 진행 중이던 모든 스레드가 한꺼번에 흐트러져 버렸다. 페일세이프도 없었다. 백업도 없었다. 불운한 기술진 몇 명이 모나리자의 순간 이동을 시작하고 있었던 바로 그 순간에 플라스마 구름이 로마를 강타했다.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이 작품이 스캔되어 상공으로 사라진 후, 목적지에 나타나지 않았다. 원자로 된 줄들이 정렬되면서 수 세기나 된 이 걸작을 만들어내다가 갑자기 자취도 없이 사라졌다. 그림은 쓸모없는 회색 양자 거품으로 녹아버렸다. _본문 중에서



    솔터(salter)의 일은 다양한 인공 지능 엔진을 개선시키는 것이다. 여러분 시대에 솔팅은 뱃사공이나 운전기사, 교사처럼 멸종된 직업이겠지. 앱들이 상상할 수 있는 모든 방법으로 우리를 능가할 테니까. 솔터들은 AI 엔진이 이해할 수 없는 독자적인 퍼즐을 온종일 생각해낸다. 솔터의 수를 앱이 예상하지 못한 경우, 앱은 자신의 결정 알고리즘에 그 예상치 못한 무작위 로직을 추가하여 점점 똑똑해지고, 솔터는 대가를 받는다. 기본적으로 앱보다 똑똑해야 돈을 번다. 이 분야에서 솔터는 수락된 솔트의 질에 기초해 순위가 올라간다. 나는 인간성, 복잡성, 유머에 관한 반복 가능한 공식을 만드는 방법을 찾아냈고, 사상 최고의 솔터가 아닌 건 분명하지만, 전 세계 순위표에서 항상 상위 5퍼센트 안에 들었다. _본문 중에서



    몇몇 국가들의 경제가 붕괴되었고, 다국적 기업들이 이를 구제해준다는 빌미로 그들 국가에 개입했다. 물론 몇 가지 조건을 걸었다. 마침내 ‘마지막 전쟁’이, 남아 있던 초강대국 정부들 대부분을 무너뜨렸다. 전쟁의 포연이 사라진 후에 남은 것은 초당파적이고 냉정할 정도로 효율적인 다국적 기업들이었다. 이들이 대부분의 정부 업무들을 인수하는 건 손쉬웠다. 선거, 사회 기반 시설, 입법 활동, 법 집행이 모두 민영화되었다. 그리고 IT가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기업이 된 이후, 그들의 본사가 차지하고 있는 지역은 백악관, 크렘린, 중남해를 합한 것보다 더 큰 영향력이 있었다. _본문 중에서



    그녀는 ‘순간 이동하게 될 모든 감각 있는 존재의 죽음’을 이유로 IT사에 소송을 제기했다. 사건은 하급심에서 오락가락한 끝에, 마침내 대법원으로 올라왔다. 법원 앞에 놓인 법적 문제들은 테세우스의 역설로 요약할 수 있었다.

    ? 제인 도우(JD 1)가 (출발지에 있는) A 순간 이동실 입구에 들어선다.

    ? 제인 도우(JD 2)가 (도착지에 있는) B 순간 이동실 출구로 순간 이동한다.

    제인 도우(JD 2)는 제인 도우(JD 1)와 같은 사람인가?

    (중략) 대법원은 분명한 반대 의견이 표시된 5대 4 판결로 IT의 승소를 확정했지만, 지각 있는 존재에 대한 순간 이동을 인정하면서도, 전체를 프린팅하는 것은 인간성에 대한 범죄라는 경고를 부연했다. 일단 판결이 대중에게 전파되고 세계적인 시대정신으로 받아들여지자, 레반트와 게힌노미테만이 변함없는 순간 이동 반대자로 남았다. _본문 중에서



    “안녕, 구급차?” 대부분의 차량용 앱은 운전과 길 찾기 능력은 매우 우수하지만, 기본적인 문제 풀이에는 극도로 취약하다. 솔터가 자동차나 드론에 접속하기만 하면, 원하는 대로 부리기는 식은 죽 먹기다. 보험사들은 절도범의 솔팅에 대항하는 도난 차량들이, 절도범이 시키는 대로 하면서 복구되기만을 기다리는 차량보다 더 심각한 피해를 입는다고 추정했다.

    “누구시죠?” 구급차가 날카롭게 물었다. “당신의 통신기가 등록되어 있지 않군요. 신원을 밝히십시오.”

    이런, 까다로운 원칙주의자시군. 좋아. “보고가 올라와서 진단하러 왔어. 수동 작동 화면을 열어.”

    “프로토콜에서는 그렇게 하지 못하게….”

    “이봐, 당장 수동 모드를 열어. 아니면 바로 복구시켜버리겠어. 빌어먹을, 넌 구급차야. 사소한 고장에도 생사가 오갈 수 있어. 그러니 네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다는 걸 증명하지 않으면 펌웨어를 실행할 거야.”

    보통 때는 앱을 위협하거나 모욕하지 않는다. 어떻게 반응할지를 알아내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솔팅 기법의 일부는 앱의 목적을 리버스 엔지니어링하는 것이다. 앱이 자신의 존재 이유를 궁금해한다는 걸 안다면, 원하는 일을 앱에게 시키면서 이 일은 앱 자신의 프로그래밍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득하기가 훨씬 쉽다. 구급차는 기본적으로 무엇보다 인간의 생명을 구하는 것을 최우선 가치로 두기 때문에, 앱이 내 논리를 받아들이길 바랐다. _본문 중에서



    이 소설에서는 주인공이 인공지능의 오류와 한계를 잡아내는 데 활용되는 독특한 대화 기술을 갖고 있다는 설정하에 이야기를 진행하고 있었다. 그 때문에 주인공이 해킹과 비슷한 효과를 갖는 일을 하지만, 그 과정과 진행을 구체적인 대화로 묘사할 수가 있었다. 이런 대화는 재담이기도 하고 농담이기도 해서 그 자체가 재미있는 데다가 그 과정이 말로 묘사되기 때문에 소설 속 문장으로 드러내기에도 좋다. 컴퓨터의 대화 방식 속에서 인공지능의 특징을 드러내는 미래적인 분위기도 물씬 드러났고, 무기도 장비도 없는 주인공이 맨손으로 위기를 헤쳐 나가는 꾀를 보여주기에도 그만이었다. 솔팅 이야기만을 중심으로 하는 속편이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_작품 해설(곽재식) 중에서





    ● 붙임자료 1: 2017/10/06 에너지 전문지 〈클린 테크니카〉 인터뷰 요약



    《펀치 에스크로》는 기후 변화 시대의 기업가 정치를 보여준다



    Q: 《펀치 에스크로》의 무대는 어떤 세상인가요?

    A: 서기 2147년입니다. 세상은 유토피아도 디스토피아도 아닙니다. 사물은 현재보다 엄청난 발전을 이뤘죠. 나노기술과 유전공학이 의학의 주류를 차지했습니다. 3D 프린터는 이제 〈스타트렉〉에 나온 복제기와 거의 비슷해졌습니다. 기후 변화와 대기 오염은 완전하게 해결되었다고는 볼 수 없지만, 탄소 증기를 먹고 물로 배설하는 모기가 등장했죠. 네. 미래에는 거의 늘 비가 내리지만 사람들은 그 비가 어디에서왔는지 생각하지 않으려고 하죠.

    플롯에서 가장 중요한 내용은 이겁니다. ‘펀치 에스크로’라는 메커니즘을 통한 순간 이동이 미래의 일반적인 운송 수단이 되었죠. 기업가 정치 시대에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회사 중 하나인 IT(International Teleportation)가 특허권을 보유한 펀치 에스크로 덕분에 순간 이동은 가장 안전한 운송 수단이 되었습니다. 승객이 목적지에 도착하지 못하는 경우, 처음에 들어갔던 방에 무사히 다시 나타날 수 있었기 때문이죠.

    뉴욕에 사는 22세기의 보통 남자인 조엘 바이람이 코스타리카로 여행을 가는 중에 우연히 사고가 발생하기 전까지는, 펀치 에스크로는 가장 안전한 순간 이동 방법이라고 받아들여졌죠. IT는 조엘을 제거해 이 버그를 해결하려고 합니다.



    Q: 미래는 현재와 어떻게 다를까요?

    A: 《펀치 에스크로》는 하드 SF입니다. 제가 상상하는 2147년의 기술은 모두 현재의 과학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뜻이죠. 저는 이 작품을 근미래소설이라고 부르고 싶어요. 이 작품에서 일상에 자리 잡은 기술적 혁신은 그리 낯설게 느껴지지 않거든요. 오늘날 우리 주변의 과학이 실용적으로 진화한 것입니다.

    《펀치 에스크로》의 2147년과 현재의 중요한 차이는 정부 구조라고 생각합니다. 인류학자와 함께 연구한 결과, 오늘날 사회가 보여주는 어떤 신호가 미래의 정부 형태에 관한 힌트를 줄 수 있을 것이라는 논리를 개발했습니다. 우리는 선출직 공무원의 직무가 프롤레타리아보다는 기업의 이익을 옹호하는 쪽으로 옮겨갔기 때문에―재선을 위해서는 이게 더 믿을 만한 방법이기 때문이죠―미래의 사회에서는 중산층이 소멸한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최종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미래는 기업가 정치의 사회입니다.



    Q: 그 미래에서는 왜 지구 온난화가 중요한 요소가 되죠?

    A: 현재의 사태(기상 이변)들만으로도 지구의 기온이 극심하게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확신하지 못한다면, 그에 대해 더 많은 자료를 읽어봐도 별다른 소용이 없을 겁니다. 우리는 이제 더 이상 기후 변화를 추상적으로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우리에게 닥친 기후 변화를 이야기하죠. 그린란드와 남극의 대륙 빙하가 걱정될 정도로 줄어들고 있습니다. 열 스트레스 때문에 산호초가 죽어가면서 해양 생태계 전체가 붕괴하고 있죠. 위험한 기상 패턴으로 인한 기후 변화의 인류학적 영향, 예컨대 하비와 이르마(허리케인 이름), 열파(heat wave), 가뭄, 해수면 상승이 뚜렷해지고 있습니다. 온실 가스 감축만으로는 충분한 대책이 되지 못합니다. 생존하려면 공기 중의 이러한 매연을 적극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이러한 필요가 수요를 창조하고, 수요는 공급을 촉진하겠죠.



    Q: 미래의 지구에서는 기후 변화를 어떻게 처리합니까? 이러한 아이디어는 어디에서 얻으셨나요?

    A: 미래 사회는 청정 공기를 상업화 · 산업화함으로써 오염된 공기의 부작용을 일부 해결합니다. 이 책의 최종 결론은 우리가 물 오염을 제거하기 위해 현재 하고 있는 방법을 따릅니다. 이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모든 사람이 호흡하는 공기가 위험할 정도로 오염되었다면, 어떤 조치를 취하게 하겠죠. 하지만 이러한 경우에도 공기의 질에는 몇 단계의 등급이 존재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현재의 수질 등급처럼요. 제가 이 책에서 제시한 범용적인 해결책은 CRISPR 엔지니어의 도움을 받아 생각한 것입니다. 유전적으로 변형된 모기가 온실가스를 먹고 물로 배설하죠. 좀 지저분한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긴 합니다(좀 더 우아한 해결책을 찾았으면 좋았겠지만).

    인간은 빠른 해결과 지름길을 선택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저는 우리가 즉각적인 만족감을 추구하는 것에서 큰 동기를 부여받는 종(種)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메탄을 먹고 산소를 배출하는 메탄영양세균(단세포생물)과 같이 보다 가능성 있는 선택지도 있기 때문에, 우리가 찾아낼 대기 오염에 대한 해결책은 제가 이 책에서 제시한 것보다는 덜 지저분하리라고 믿어 봅니다.



    ● 붙임자료 2: 2017/10/11 탈 M. 클레인의 boingboing.net 기고문



    모든 일이 어디서나 가능해진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펀치 에스크로》에서 내가 제시한 기술들 중에서, 누구나 거부감 없이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은 ‘프린팅’일 것이다. 아직 책을 읽지 않은 사람들을 위해 말하자면, 나는 22세기 지구에서는 거의 모든 것을 3D로 프린트할 수 있다는 가정을 세웠다. 우리가 먹는 음식, 식기, 그리고 젠장, 함께 식사를 할 사람들까지도.



    어떻게? E=mc²다. 사실 모든 것은 아인슈타인의 에너지 관련 등가원리인 E=mc²로 요약된다. 이 방정식은 질량은 에너지의 다른 형태일 뿐이라는 사실을 알려준다. 특정 질량을 취해서 순수한 에너지로 직접 전환할 수 있다는 의미이며, 실제 증거가 뒷받침해주는 명제이다. 예컨대, 이를 통해 원자핵들을 동시에 유지하는 에너지를 설명할 수 있다. 어떤 원자핵의 무게를 잰다면, 그 무게는 부분들의 총합보다 약간 가볍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렇다면 잉여 중량은 어디로 갔나? 그 중량은 에너지―모든 원자핵을 묶는 ‘접착제’―로 변환되었다(다른 말로 하자면, 에너지는 우리 우주의 카펫이다). E=mc²는 균형 잡힌 공식이기 때문에, 우리는―적어도 이론상으로는―에너지를 질량으로 변환시킬 수 있다.



    양자역학에서는, 하이젠베르크의 불확실성 원리로 인해 에너지를 입자와 반입자(antiparticle)로 잠시 붕괴시킨 다음, 순수한 에너지로 다시 변환시킬 수 있게 된다. 이러한 변동은 아주 작은 크기에서도 육안으로 보일 정도로 4차원의 시공(spactime)에서의 큰 이탈을 가져오기 때문에, 시공에 ‘발포 고무 같은’ 특성이 생기게 된다. 우리가 이러한 ‘양자 발포 고무’를 동력화할 수 있다면, 거의 모든 것을 만들어내는 데 사용할 수 있다. 우주의 본질적인 건축 블록인 것이다. 양자 발포 고무는 굉장하다.



    《펀치 에스크로》에서 ‘복제 프린팅’은 이 방식으로 물체를 창조해내는 데 사용되는 과정을 포괄적으로 이르는 명칭이다. ‘청사진(Blueprint)’ 프린터와 잉크가 있다면 기본적으로 어디서나 모든 것을 사용할 수 있다. 귀중품이나 특허품 복제는 고유 분자 서명과 같은 안전장치를 통해 방지된다. 나는 오늘날 우리가 디지털 권리를 처리하는 방법이 모든 것을 프린트할 수 있는 세계를 통제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보았다. 불법으로 골드바를 복제했다면, 그 복제품은 원본 청사진과 동일한 서명을 가지게 된다. 그 바의 분자 서명이 있는 금의 일부는 단 한 번만 판매될 수 있기 때문에, 다른 복제본의 브랜드는 가짜이다. 이를 통해 두 개의 동일한 골드바가 존재하는 것을 방지할 수 있으며, 단 하나만이 시장 가격을 보유할 수 있다. 그리고 프린터가 고가의 술이나 맛있는 치즈, 트러플 같은 소비재의 시장 가격을 붕괴시킬 것이라는 우려를 막아준다. 이러한 제품들은 영구 또는 임시 라이선스가 부여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는 빅맥을 예로 들었다.

    나는, 인간은 ‘원본성’을 가치 있게 생각한다고 본다. 우리 문화는 진정한 유형적 가치를 지닌 ‘실제 물건’에 항상 중점을 두어 왔으며, 앞서 말한 분자 서명과 같은 인증 기술로 특허품 복제를 거의 불가능하게 만들었다. 프린팅의 구조 자체는 적법성을 실행할 수 있도록 구축되어야 한다. 서비스와 함께 제공되거나 자신이 이미 구매한 제품에 대해서만 접속 가능한 Amazon Prime과 유사하다. 빅맥을 불법으로 복제한다면, 프린터는 그 복제 빅맥이 불법이라는 표식과 함께 프린팅할 것이다. 이러한 적법성을 실행하려면 사람들을 규율하고 추적하는 메커니즘이 필요하다.



    《펀치 에스크로》의 무대인 22세기 지구는 기업가 정치 사회이기 때문에, 사회 기반 시설, 연방 기구, 법률 시스템은 모두 준(準) 민영화되었다. ‘준’ 민영화란 말은 내가 법률을 다시 제정할 수 없다는 뜻이다. 기업은 동등한 권한을 가진 9석의 관리 위원회의 위원 1석만을 차지할 수 있는데, 오늘날 미국 행정부와 본질적으로 동일하다. 각 위원은 매년 그해 가장 높은 수익을 올린 9개의 기업으로 교체된다. 입법부도 존재한다. 특정한 지역의 회사에 발언권과 표결권을 부여하여 견제와 균형의 원리를 확보하고 공모를 예방한다. 보통법을 집행할 권한을 수탁 받은 사법부도 있다. 선출직 공무원은 존재하지 않는다. 회사가 결정을 하며, 사람들은 전표(곧 설명한다)에 투표한다. 최소한의 기본적 수요는 모든 사람들에게 무상 제공된다. 이러한 방식으로 기업이 모든 것을 장악하게 되었다. 부자는 여전히 부자지만, 식료품이나 주거는 모든 사람이 손쉽게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



    《펀치 에스크로》의 세계 경제는 ‘전표’를 기반으로 돌아간다. 전표는 탄력적인 국제 블록체인 암호화폐(가상화폐)다. 전표는 안전하고 설계상 위조가 불가능했기에 대부분의 경제 범죄를 무력화시켰다. ‘탄력적’이 무슨 뜻이냐고? 기본적인 개념은 어떤 물건의 ‘가격’은 실시간 수요, 획득하는 사람의 부, 취득 거래가 표시하는 취득자의 부의 비율에 기초한 유동적 목표라는 것이다. 이를 통해 부자는 가상의 지방자치단체에 있는 빵을 모조리 구매할 수 있지만, 그 빵의 구입 비용을 감당할 수 없기 때문에 그렇게 하지 않게 된다(그들 소득의 80퍼센트는 그 자치단체 주민의 소득의 80퍼센트보다 더 높을 것이기 때문이다. 0의 80퍼센트는 0이기 때문에, 누군가 파산한다면 그 빵의 가격은 공짜가 되고, 따라서 파산자도 빵을 살 수 있게 된다). 복잡해 보이지만, 우리가 얘기하고 있는 사회에서는 아무도 자신의 부에 대해 ‘시스템’을 효과적으로 속일 수 없다. 이러한 사회적 수용력은 프라이버시의 상실을 대가로 한다.



    그러면, 기본적인 수요가 제공되고 무엇이나 프린트할 수 있는 세상은 유토피아인가? 나는 단언한다. 아니라고. 하지만 디스토피아도 아니다. 모든 사람이 굶주리지 않고 어떠한 개인이나 기업도 시장 본래의 탄력성을 넘는 조작을 할 수 없는 시스템은 우리가 불가양의(양도할 수 없는) 기본권을 대가로 치를 만한 가치가 있는가? 미래에 가야 알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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